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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줄거리

1995년, 90년대 대표 대기업인 삼진그룹. 이곳에 8년동안 다니고 있지만 8년째 승진에서 밀리는 말단 사원 3명이 있습니다. 그들은 바로 자영, 유나, 보람. 누구나 인정하는 실무 능력을 가졌지만 커피 타기가 주종목인 생산관리 3부 자영, 추리소설을 좋아하며 팩폭의 달인 마케팅부 유나, 그리고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 출신이지만 가짜 영수증 메꾸기 달인인 회계부 보람. 삼진그룹에는 상고 출신 여직원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 모두 자신들이 다니던 학교에서는 1등을 다투던 수재들입니다. 하지만 삼진그룹에서는 고졸 출신이라는 인식으로 다른 직원들과 다르게 유니폼을 착용하고 커피를 타고 남들이 하지 않는 헤드렛일을 합니다. 그 중에서 '자영'은 8년동안 성실하게 근무를 하며 실무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자신보다 늦게 입사한 고졸 남자 동기 혹은 대학을 졸업하고 들어온 사원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자신보다 실무 능력이 맞은 이들이 대리로 승진할 동안에도 자영은 만년 사원입니다. 그래도 자영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할 수 있는 일을 해내는데 어느 날 회사에 진급 공고가 게시됩니다. 바로 삼진 그룹의 기준에 부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에 토익시험 600점을 넘기면 고졸 출신도 대리로 진급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승진을 해 대리가 되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잡일이 아닌 진짜 회사 일을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자영, 유나 그리고 보람을 포함한 상고 출신 사원들은 이른 아침부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 모이고 새벽에 진행되는 토익 강좌를 열심히 듣습니다. 과연 자영, 유나 그리고 보람은 토익시험 600점을 넘겨 대리로 승진할 수 있을까?

2. 실화 기반 영화 

1) 상고 출신 고졸 사원들을 위한 토익반

영화 속 주인공들은 만년 대리를 벗어나기 위해 토익반에서 영어 공부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고졸 출신 여자 사원들은 다른 직원들보다 빠르게 출근하여 토익반 수업을 들으며 토익 시험을 준비하는데 이러한 토익반이 90년대 당시 모기업에서 실제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국제화 시대가 되는 만큼 컴퓨터 학원과 영어 학원이 넘쳐났는데 아마 회사 입장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던 수업인 것 같습니다. 직원 중 한명이라도 더 영어를 잘할 수 있다면 업무에 큰 도움이 될테니 말입니다. 지금은 대기업에서는 다양한 강의들을 진행하고 있어 대수롭지 않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큰 이슈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2) 1991년 구미공장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

영화 속 배경인 1995년 이전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영화에서는 이를 모티브로 내용을 만드는데 바로 1991년 3월 14일 대구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대구 시민들이 수돗물에서 악취나 나서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이건 그날만 있었던 일이 아니고 2주일 전에도 2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대구시 상수도에 문의를 하자 상수도 물의 세균 오염을 막기 위해 염소 소독을 지나치게 했기 때문이라고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조사를 해보니 수돗물에서 검출된 것은 클로로페놀이었고 그 원인은 구미 공업단지의 두산전자공장에서 1990년 6월부터 6개월동안 약 325톤 가량을 무단으로 방류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악취 사건인줄 알았지만 사실은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성분이 검출되어 논란이 되었던 사건. 이 사실을 알게 된 대구 시민들은 얼마나 화가 났을까.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평생 몰랐을 사건인데 이렇게 영화로 만들다니 대단하다는 생각과 감사함이 느껴집니다. 

3. 총평

영화 제목을 보고 토익반이 왜 특별하지? 어떻게 토익반이라는 주제로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저처럼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90년대 당시에는 토익이라는 시험자체가 지금처럼 보편화 되어있지 않았고 토익반 수업을 듣기 위해 남들보다 하루 더 빠르게 시작하는 사원들이 있어 가능한 주제인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면 90년대 고졸출신 직원, 특히 여성 직원들이 어떻게 업무를 했는지 그리고 지금의 대우와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고졸출신이 아니고 대학을 나온 여성 직원들도 차별을 받았지만 고졸출신 여성들은 다른 직원들과 매우 다른 처우를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 중 한명인 자영도 회사 입장에서는 일은 잘하지만 고졸 출신이기 때문에 진급이 어려운 사람이었기 때문에 마지막에 잘못된 일을 고발했을 때 더 큰 통쾌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진급을 위해 토익 공부를 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아닌 90년대 여성들의 직장 생활과 당시 큰 이슈가 되었던 유출 사건에 대해 알 수 있었던 뜻깊은 영화. 시간이 된다면 부모님과 함께 보는 것을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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